`일본 외교의 모든 길은 중국으로 통한다.`

일본의 경제ㆍ안보 등 외교 관련 조치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동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침`이 일본 행정부 주변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한국이 작년 말 일본으로부터 300억달러 통화스왑 협정을 이끌어낸 배경을 보면 이 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협상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중국이 한 발 앞서 한국측에 통화스왑을 체결해 줬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당시는 `제2의 환란설`이 나돌 정도로 한국 경제에 대한 외부 시각이 부정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아시아 역내 위상, 위안화의 빠른 영향력 확대를 경계한 일본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한국 금융당국과 통화스왑 협정에 합의해 줬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미국과 함께 어깨를 견주며 스스로를 세계 `양강`, 즉 사실상의 G2로 여겨온 일본은 최근 더욱 부각되고 있는 `미ㆍ중 G2재편론`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소 다로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정책 담당자들이 내놓고 중국을 의식하는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최근 일본이 내놓는 각종 정책들은 중국의 급부상, 이른바 `G2 경계론`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니고 있다.

2조엔 규모 아시아 역내 무역보험제도를 신설하고 동남아지역을 대상으로 일본의 정부개발원조(ODA)를 2배로 늘리겠다는 이른바 `아소 구상`도 중국 경제의 급부상과 이에 따른 아시아 지역 내 일본의 헤게모니 위축을 우려한 조치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심지어 북한의 핵실험ㆍ미사일 발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강한 반발도 자국민 안전보호라는 측면보다는 사실상 중국에 대한 압박카드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미ㆍ중 G2 체제가 구축되며 `일본이 배제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일본에서는 극도의 경계감이 표출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법 마련을 위한 국제 공조 창구로 G2O 정상회의가 논의되고 있을 때 일본은 당초 강하게 반대했다. 중국이 G20 내에서 어엿하게 신흥시장국의 대표주자로 대접받으며 부상할 것으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선진 경제국 클럽인 G7에다 러시아를 넣은 G8로 넓혀져도 아시아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자기들만 포함돼 있다는 특권적 지위를 잃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해서다.

중국은 아직까지는 단지 세계 최대 소비시장,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을 앞세운 글로벌 제조공장으로 인식됐다. 일본으로서는 중국이 앞으로 국제질서 재편 속에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주축으로 부상한다는 식의 전망은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사설에서 "미국과 중국은 경제력 격차가 워낙 크다"며 미ㆍ중 양국 위주로 국제경제 질서가 재편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G2 재편론을 주장해 온 미국의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현재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거 정책자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G2 재편론이 부상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닛케이는 미국과 중국이 최근 같은 경제협력 관계를 얼마나 더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구체적으로 환율 문제와 통상마찰, 보호무역주의 등 갈등 요인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세계질서는 빠른 속도로 지각변동을 거듭하고 있는데 일본만 과거의 패러다임에 함몰돼 있다"고 지적한 뒤 "국제질서 재편 과정을 재도약의 기회로 이용하는 장기적인 국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80년대 초반 일본 투자자금이 미국 월가의 부동산 등을 대거 사들이고 일본산 자동차들이 미국 시장을 급속도로 장악하면서 국제질서가 미국과 일본 양강 체제로 재편된다는 기대가 퍼진 적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이후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더 이상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주축국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했다. 더욱이 미국 내에서는 일본에 대한 경계심이 일면서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일본이 밀려난 빈 자리를 신흥 공룡 중국이 빠른 속도로 차지하면서 일본의 조바심을 더욱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GDP 비중은 작년 말 현재 9%대 초반으로 하락하며 9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도쿄증시는 상하이증시에 밟히는 치욕을 당했다. 아시아 증시에서 도쿄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올해 1~4월 거래대금 기준)이 12년 만에 가장 낮은 25%에 머물렀고 27%를 차지한 중국 상하이증시에 1위를 내주며 밀려난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도쿄증시 비중이 25%대로 하락한 것은 97년 말 야마이치증권사 파산 등으로 인한 일본발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증시의 부진보다는 상하이의 급부상이 더 큰 원인이다.

산케이신문은 미ㆍ중 G2 재편론에 대해 한 술 더 뜨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산케이는 최근 사설에서 "G2 재편론이 현실이 될 경우 중국은 80년대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80년대 일본이 급부상하면서 `아메립폰`(아메리카와 닛폰의 합성어)이나 `일본위협론` 등이 제기되자 미국이 일본의 투자와 무역을 집중 견제하는 방향으로 외교정책을 선회했다는 점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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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7 21:26 2009/06/0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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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시장에서 중국 지배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했다.

최근 세계철강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중국 생산량은 1억7067만t. 전 세계 생산량 중 48%에 해당한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중국 조강생산량을 기준으로 세계 철강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36.4%, 2008년 37.6%를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한 이유는 대부분의 철강업체가 감산을 진행한 것에 반해 중국의 조강생산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세계 평균 조강생산량이 23% 정도 줄어들었지만 중국은 오히려 0.1% 늘어났다.

원자재와 제품 가격 결정에도 중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중국의 최근 철광석 수입량이 크게 늘면서 신닛테쓰(신일본제철), 포스코 등 철광석 수입 가격 결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신닛테쓰와 포스코는 지난주 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와 지난해보다 33% 하락한 가격에 철광석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들어 중국이 수입한 철광석은 매달 평균 6000만t에 달한다. 특히 중소 철강업체들의 철광석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철강업체들은 아직 지난해 높은 가격에 수입한 철광석 재고를 소진하는 상황이지만 중소 철광업체들은 저가의 일회성 수입으로 마진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중국 철강업체들은 33%의 하락폭을 수용하기 힘들다며 버티고 있는 상태다. 중국철강협회는 "33%의 인하폭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적어도 40%는 하락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합의한 가격을 따라가는 것이 관례지만 중국은 그동안의 관례마저 바꾸고 있는 것이다.

저가에 철강제품을 무더기로 수출하면서 중국발 철강 통상분쟁을 일으키는 것도 문제다. 중국 정부가 수출부가세 환급률을 올리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이 세제 혜택만큼 수출가격을 인하해 밀어내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적절한 감산이 이뤄지지 않아 하반기 수급 균형이 다시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강철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중국 대ㆍ중형 철강업체 72개사 매출은 575억9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했다. 전체 순손실도 51억79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634억위안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정부도 시장 상황을 무시하고 맹목적으로 확장하는 철강업체에 대한 여신을 제한하거나 중단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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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7 21:25 2009/06/0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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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신형 아이폰(iPhone)을 곧 선보인다.

국내에서도 KT를 통해 오는 7~8월쯤 출시돼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아이폰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르면 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2009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99달러(약 12만원) 또는 149달러(16만원) 대의 저가 아이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 새 아이폰의 핵심 키워드는 `가격` 이다.

전문가들은 애플 새 아이폰이 기존 가격(299달러)에 비해 50달러가 낮으면 50% 판매가 늘고 100달러 낮으면 100%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휴대폰에서도 정보를 빨리 찾기 위해 PC처럼 문자나 글자를 붙이고 자르는(Cut&Paste) 기능이 포함됐다.

새 이이폰의 용량은 4기가(GB), 8GB, 16GB, 32GB 4가지로 용량에 따라 가격이 다르며 아이폰 3.0`운영체제를 갖추고 기존 아이폰과 달리 두 대의 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노키아(N97), 팜(프리), 삼성전자 등 애플의 경쟁사들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했거나 이달 내로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 시장 11%를 점유(3위)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상승세가 주춤한 애플이 새 아이폰을 내놓지 않을 경우 경쟁에서 크게 밀리게 돼 새 아이폰 출시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새 아이폰 출시가 유력하다. KT가 SK텔레콤에 뒤진 스마트폰 경쟁력을 단숨에 뒤집기 위해 애플 아이폰 도입에 앞장서고 있으며 데이터 요금제 등 애플 측의 요구를 대거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고위 관계자(사장급)도 "애플과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이폰을 곧 KT를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확인했다. 국내에서 3분기 내에 KT를 통해 보급형 아이폰이 도입되면 이동통신 시장은 물론 휴대폰 시장에 까지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병가를 마치고 이달 말 현업에 복귀해 새 아이폰 출시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IT 업계를 출렁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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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7 21:24 2009/06/0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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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들이 ‘가오카오(高考)’라고 부르는 대학입시가 7일 중국 전역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중국은 우리의 초등학교를 ‘소학교(小學校)’, 중학과 고등학교 과정을 묶어 ‘중학교(中學校·초중 3년 고중 3년)’, 대학을 ‘고교(高校)’라고 부른다.
‘가오카오’는 ‘고교입학고사’를 줄인 말이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가을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어 해마다 이맘때 초여름에 대학입시를 치른다. 지역에 따라서는 8일에 가오카오를 치르는 지역도 있다. 우리의 수능과 비슷한 가오카오는 지역마다 문제가 다르게 출제된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이 서로 다른 문제를 출제하므로 지역에 따라 시험 날짜를 다르게 할 수 있다.

전국 30개 성(省)·시(市)·자치구(自治區)에 있는 대학들이 올해 모집하는 신입생은 모두 629만 명이다. 올해 가오카오에는 전국에서 1020만 명이 지원했다. 평균적으로 가오카오 응시생 가운데 62% 정도가 대학에 들어가는 자격을 얻게 될 예정이다. 물론 베이징(北京)의 베이징대, 칭화(淸華)대, 인민(人民)대, 상하이의 푸단(復旦)대, 교통(交通·커뮤니케이션이란 뜻)대 등 ‘중점(重點)대학’들은 훨씬 높은 경쟁률의 고개를 넘어야 들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린(吉林)성에 사는 고중(우리의 고교)생이 베이징에 있는 베이징 대학에 들어가려면 지린성에서 출제된 가오카오를 치른 다음 베이징 대학에 지원서를 내면 된다. 가오카오 점수는 대체로 3 주일 뒤쯤 발표된다. 그러나 지린성에 있는 고중생이 베이징대학에 가려면 베이징시에 사는 고중생보다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한다. 베이징에 있는 고중생이 7일 치른 가오카오에서 500점 정도를 따면 베이징대에 합격할 수 있는 반면, 지린성에서 지린성의 가오카오를 치른 학생은 600점 정도의 높은 점수를 따야 합격 가능권에 든다.

우리가 이런 제도를 시행한다면 아마 전국에서 대입제도 불만 폭동이 일어났을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 고중생과 학부모들은 불만을 표출할 틈이 없다. 소학교때 베이징으로 이사를 하거나, 아니면 베이징에 있는 학생들보다 몇 배 강도높은 공부를 하는 수밖에 없다. 중국의 입시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최고학부라는 베이징대나 칭화대를 가려면 소학교부터 베이징의 베이징대 사범대 부속 소학교나 칭화대, 런민대의 사범대 부속 소학교를 다녀야 유리하다. 명문 사범대 부속 소학교 가운데서는 최근 들어 런민대 사대부속 소학교가 베이징대와 칭화대 합격률 1위를 기록해왔다.

중국은 이른바 고시제도를 전 세계에서 최초로 만들어낸 나라답게 전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 입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을 경쟁시키거나, 학생들의 성적을 공개 발표하는 것은 참교육이 아니라는 우리 사회 내의 주장을 아직도 정치체제가 사회주의인 중국의 인민들이 들으면 “치과이(奇怪·괴상하다), 치과이”라는 말을 할 것이다.

Posted by Takumi

2009/06/07 16:18 2009/06/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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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말고 'NIPPON'으로 불러줘!

‘재팬’은 마르코폴로가 중국식 한자음으로 부른 말에서 유래
민족주의자들 굴욕적으로 생각, 일본식 표기인 '닛폰'고집

이웃나라 일본의 국명 영어 표기와 관련된 문제를 보자. 일본의 영어 표기는 ‘JAPAN’이고 우리말로는 ‘재팬’ 또는 ‘저팬’이라고 쓴다. 그러나 일본의 우파들은 이 표기를 그다지 탐탁잖게 생각한다. 그들은 ‘NIPPON’이라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말 표기로는 ‘닛폰’이 된다.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JAPAN은 ‘지팡고’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지팡고’는 마르코 폴로가 ‘동방견문록’에서 일본을 가리켜 쓴 이름이다. 마르코 폴로는 “원나라 동쪽에는 황금의 섬 지팡고가 있다”고 썼다. 이후 서양사회에서는 지팡고에 대한 동경이 확산됐다. 콜럼버스가 항해를 한 이유 중에 ‘황금의 섬’ 지팡고를 발견하는 것이 포함돼 있었음은 물론이다.

마르코 폴로가 일본을 지팡고라고 쓴 것은 일본(日本)의 중국 한자발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을 당시 중국 한자음으로 읽으면 ‘지펀’이다. 이탈리아 사람인 마르코 폴로는 이 발음을 듣고 자기 식으로 ‘지팡고’로 비슷하게 표기했던 것이다.

이것은 일본 민족주의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굴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韓國)’을 중국 한자음으로 읽으면 ‘한궈’가 되는데 영어로 쓰면 ‘HANGUEO’쯤 될 것이다. 우리가 한국이라는 국명의 영문 표기를 ‘KOREA’ 대신 ‘HANGUEO’라고 쓴다고 가정해보면 이것이 어떤 사태일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서양에서 정해준 JAPAN이라는 영문 표기를 순순히 따라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면서 일본인들의 자신감이 커지고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진 탓인지 최근 국제무대에서 ‘JAPAN’ 대신 ‘NIPPON’이라고 쓴 영문표기가 제법 눈에 띈다. ‘NIPPON’은 일본 민족주의자들이 애용하는 표현이다. ‘日本’이라는 한자를 일본 한자음으로 읽을 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니혼(にほん·NIHON)’이고 또 하나는 ‘닛폰(にっぽん·NIPPON)’이다. 기본적으로 ‘니혼’이 일본의 공식 한자음이다. 일본어(日本語)를 ‘니혼고’라고 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日本’을 니혼이 아닌 ‘닛폰’으로 읽으면 뉘앙스가 달라진다. 우리말로 옮기면 니혼이 ‘일본’이라면 닛폰은 ‘우리 일본’쯤 된다. 일본인들은 일본의 혼과 정신을 강조할 때 거의 예외 없이 ‘닛폰’이라는 표현을 애용한다. 일본인들이 세계 최강의 칼이라고 자부하는 전통 일본칼을 ‘닛폰도(日本刀)’라고 하지 ‘니혼도’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의 축구 응원팀 이름도 ‘울트라 닛폰’이다.

중국은 요즘 한 술 더 뜨고 있다. 중국은 영문 표기 ‘CHINA(차이나)’를 쓰는 대신 한자로 ‘中國’이라고 표기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운동경기 같은 데서는 ‘中國’ 표기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뛰는 중국선수들을 자주 볼 수 있다. CHINA는 중국 진(秦)나라에서 유래한 영문 표기여서 중국 입장에서는 굴욕적일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그렇다. 참고로 차이나는 중국이라는 뜻 외에 소문자로 쓰면 ‘도자기’라는 뜻도 있다. 중국 도자기가 세계적으로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브랜드가 상품명을 대체한 셈이다. 우리 사회에서 한때 식당이나 술집에서 ‘소주’ 대신 ‘진로’를 달라고 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에 자극 받아 우리도 ‘KOREA’ 대신 ‘HANGUK’ 또는 ‘HANGOOK’이라고 쓰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Takumi

2009/06/07 16:16 2009/06/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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