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들도 놀란 '거물'들의 패배
전·현직 각료들 줄줄이 낙선 反세습·反고이즈미 뚜렷
하시모토 차남도 결국 고배 최다선 가이후 前총리 낙선

"와!" 하는 탄성이 TV에서 나왔다. 개표 방송을 진행하던 패널들이 내지른 탄성이다. 30일 밤 10시 35분. 나가사키(長崎) 2구에서 28세의 정치 신인 후쿠다 에리코(福田衣里子)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다. 상대는 9선의 자민당 거물 규마 후미오(久間章生·68) 전 방위상.

나가사키 2구의 결과는 이번 선거의 민심을 복합적으로 담고 있다. 후쿠다 후보는 자신이 약자(弱者)였고, 약자를 대변해 정책까지 만들어낸 인물이다. 투여받은 혈액 제제로 간염에 걸린 일명 '약해(藥害)' 피해자로, 같은 피해자를 위해 2004년 법정 투쟁을 시작해 약해간염구제특별법 제정까지 이끌어냈다. 반면 규마 전 방위상은 공공사업 예산을 바탕으로 후원 조직을 이끌어가는 '낡은 자민당'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최대의 이변, '신(新)일본'을 상징하는 결과였다. 이 결과를 보도하던 TV아사히 '보도스테이션' 후루타치 이치로(古�u伊知郞) 진행자는 "시대가 변했다. 한번 불고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28세 당선자 30일 일본 규슈(九州) 나가사키(長崎)현 2구에서 자민당의 거물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前) 방위상을 이긴 후쿠다 에리코(福田衣里子·28)민주당 후보가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후쿠다의 승리는 8·30 총선에서‘세대교체’를 원한 국민들의 열망이 담긴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AFP 연합뉴스

선거 결과는 변화한 민심을 속속 드러냈다. 20~30대 여성 정치신인 중심의 세대교체, 세습에 대한 반감, 정권 운용에 대한 비판. 연립 여당의 한 축이던 공명당 오타 아키히로(太田昭宏·5선) 대표가 44세 아오키 아이(靑木愛)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반(反)고이즈미' 정서였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재임 당시 추진한 개혁 정책에 대한 반발이다. '고이즈미의 돌격대장' 다케베 쓰토무(武部勤·7선) 전 간사장이 패했다. '고이즈미 칠드런(고이즈미 전 총리가 공천한 인물)'의 상징적 존재였던 사토 유카리(佐藤ゆかり) 의원도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고이즈미의 여인'으로 불리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5선) 전 방위상은 에바타 다카코(江端貴子·49)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2005년 우정민영화 선거 당시 고이즈미가 정적을 떨어뜨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한 '자객(刺客) 1호'로 파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고이케가 출마한 도쿄 10구는 이번 선거의 상징적 선거구였다. 29일 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가 동시에 선거전 마지막 지원 유세를 나섰을 정도로 치열했다.


세습에 대한 반감도 두드러졌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작고)의 지역구인 오카야마(岡山) 4구를 물려받은 차남 가쿠(岳) 의원이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홋카이도(北海道)의 곰'으로 불리면서 탄탄한 지역 기반을 만든 아버지 나카가와 이치로(中川一郞·작고)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쇼이치(昭一) 전 재무상도 고배를 마셨다. 재무상 재임 당시 '음주 인터뷰'로 물의를 빚은 전력도 영향을 미쳤다.

나카가와 재무상은 낙선이 결정된 직후 당원들에게 "아버지 시대와 합쳐 46년 동안 여러분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내 책임"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일본에서 세습 의원이 낙선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국회에서 '최다선(最多選)' 기록을 가진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78) 전 총리도 낙선이 확정됐다. 그는 선거 직전 "다음 선거엔 나오지 않겠다"며 호소했으나, 결국 유권자에 의해 은퇴를 강요당했다. 그를 누른 민주당 오카모토 미쓰노리(岡本充功) 후보는 38세. 의학박사 출신으로 민주당 정치가 공모에 참여해 정치를 시작한 일본 정계의 '신인류(新人類)'로 꼽힌다. 왜곡된 역사 인식을 드러냈던 망언꾼 나카가와 나리아키(中山成彬) 전 문부상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Posted by Takumi

2009/08/31 12:26 2009/08/3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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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市)가 채택해 지난달 21일부터 교육에 활용 중인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語) 교과서'. / 연합뉴스

한글, 한반도 넘어 ’세계문자’로 도약

한민족 외에 한글을 공식문자로 받아들인 첫 민족이 나오면서 과학적인 표음문자인 한글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부톤섬이 추진하고 있는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語) 교과서’ 보급과 한글 표지판 설치 등의 작업이 제자리를 잡으면 이 섬은 세계 속의 ’한글 섬’으로 변모하게 된다.

가장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민족문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던 한글이 드디어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전 세계와 공유하는 길인 동시에 ’문맹 타파’라는 세종대왕의 창제 이념을 받들고 더욱 발전시키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이 한글 관련 학계의 공통적인 평가다.

세계적으로 문자를 갖지 못한 소수민족 언어가 대부분 사멸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례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전파할 경우 앞으로 세계 곳곳에 ’한글마을’이 퍼져 나갈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도 높여주고 있다.

찌아찌아족 한글 보급 사업을 추진한 훈민정음학회장 서울대 언어학과 김주원 교수는 “이번 사업으로 사라져가는 언어와 문화를 실제로 살려낸다면 인류 문화사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최종 목표는 지구상 최초의 한반도 밖 ‘한글마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5년 정도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처음부터 우호적으로 출발했기에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글의 해외 전파는 다양한 실리도 함께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례없는 새로운 방식의 국제협력을 통해 해당 지역과 깊은 유대가 형성되고 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가 늘면서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훈민정음학회는 이런 점을 감안해 애초 대상 민족을 선정할 때부터 한류 영향권에 있고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원하는 지역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유역의 오로첸족(族)이나 태국 치앙마이의 라오족, 네팔 체팡족 등에게 한글을 전파하려 한 이전의 시도가 지역ㆍ중앙 정부나 현지 지도층의 협조 부족으로 실패했다는 점에서 정부와 민간이 다각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할 경우 한글의 세계화를 더욱 확대하고 가속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교수는 “이들 민족이 한글로 전통과 문화를 후세에 남긴다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선조의 본뜻과 같은 것이라 우리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이런 민족을 더 찾아 한글 보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osted by Takumi

2009/08/06 13:20 2009/08/0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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