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취업박람회장에 가보니

“증권사 입사 후 지점 영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합격 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한가요?”


“증권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증권투자상담사, 선물거래상담사 자격증을 대부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격증이 소지 여부가 입사를 결정 짓는 것은 아닙니다”


3일 오후 서울 연세대 공학원 1층에 마련된 취업 박람회장. 수백 명의 학생들이 북적거리는 가운데 강모(26·경희대 4년)씨가 한 증권 회사 부스 앞에 앉아 취업 상담을 받고 있었다. 강씨는 “(연세대에) 회사들이 더 많이 와 있다는 말을 듣고 수업이 없는 날을 골라 상담을 받으러 왔다”며 “기업들이 한 군데 모여 상담을 해주니까 회사간 장단점 파악이 잘된다”고 말했다.


대학 2학기 취업 시즌을 맞아 서울 시내 주요 대학에서 취업박람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연세대를 비롯해 고려대, 서울대와 성균관대, 숭실대, 동국대 등이 취업박람회를 진행 중이다. 서울 19개 대학을 포함해 전국 53개 대학에서 취업 박람회가 열려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이다.


이날 연세대 취업박람회장은 취업난을 반영하듯 학생들의 발걸음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학생들은 기업 부스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자료를 꼼꼼히 챙기고, 취업상담에 나온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과 취업 방식, 연봉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 지난 3일 서울 연세대 공학원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장. 취업난을 반영하듯 이날 박람회장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박시영 기자

취업박람회에는 삼성, LG, SK 등 대기업 계열사, 중견기업, 외국계 기업들이 수십 곳씩 참여하고 있었다. 삼성 계열사 등 일부 기업들은 박람회 현장에서 즉석 면접을 실시한 후 입사지원에 필요한 ID를 배부하기도 했다.


기업들도 볼펜, 폴더 등 학생들에게 나눠 줄 기념품과 음료수를 준비한 채 학생들을 맞이했다. 기업들은 취업과정과 면접 방식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언급한 반면 연봉을 공개한 회사는 삼성물산과 현대상선 등 일부에 그쳤다. 연봉을 물으면 대부분 동종업계 최고 수준 또는 동종업계 평균 수준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의상에 신경을 쓴 학생들도 많았다. 조호익(26·정외과 4년)씨는 “마지막 학기라 입사 전형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나왔다“며 “혹시나 상담과정에서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옷도 갖춰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채용담당자는 “도전정신과 창조력, 팀워크를 갖춘 인재를 뽑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 이를 잘 드러나게 쓰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박람회 현장에서는 기업과 학생들의 하소연도 들렸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공계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인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공계 인력의 지원이 예상했던 것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05년 이후 우수 이공계 인력이 의대나 유학 등을 선택하면서 지원자들의 실력도 예상보다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업에서 인사 담당자 대신 학교 출신 선배들이 오는 경향이 많아 궁금증을 제대로 해소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방종빈(26·경영학과 4년)씨는 “기업 입사 후 교육과정이나 인력개발 시스템이 궁금했지만 정작 취업 면접 요령 등에 대한 상담만 받을 수 있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사회과학을 전공했다는 한 학생은 “상담을 나온 직원들은 상대 또는 이공대 전공자들에 비해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을 전공자들에게는 관심을 덜한 것 같았다”고도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SK텔레콤, 삼성전자, CJ, 포스코 등 대기업에는 상담을 보러 온 학생들의 줄이 이어진 반면 중소기업이 마련한 부스는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발길이 적었다.


연세대 취업박람회를 주관한 이공계인력중계센터 이민아 주임은 “매년 서울 주요 대학들에서 박람회를 열어보면 중소기업에 지원자들이 잘 몰리지 않는다. 하지만 취업난 때문에 이공계 인력이 비교적 기피하던 금융권이나 보험업종 영업직을 찾는 지원자들의 수는 지난해보다 늘고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Takumi

2008/09/04 10:41 2008/09/0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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