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2-3년내 저가 항공사를 설립해 동북아와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등 후발 주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저가 항공사를 관광노선 위주로 운영하고 기존 대한항공은 고급 상용수요를 맡는 ’윈윈’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저가 항공사 설립 발표까지 = 대한항공은 지난해 2005년 제주항공 등 국내에 저가 항공사 설립 붐이 일어나고 국제 항공시장에서 저가 항공사들이 득세함에 따라 꾸준히 저가 항공사 설립을 검토해왔지만 수익 모델을 검증하느라 주춤했었다.
하지만 최근 한.중.일의 김포-홍차오-하네다간의 ’3각 셔틀’이 올해 말에 실현될 예정인데다 제주항공이 국제선 취항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대한항공으로서는 저가 항공사 설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조양호 회장은 2005년 저가 항공사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이미 피력했으며 이후 대한항공은 태스크포스를 통해 저가 항공사 설립 타당성과 진출 방안을 검토해왔다.
김영호 대한항공 여객담당 사장은 “항공 시장의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저가 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비 능력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의 축적된 기술과 효율적인 기재 운영으로 차별화된 질좋은 저가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가 항공사 운영 방식은 = 일단 대한항공은 신규 자회사 설립보다는 기존 계열사인 한국공항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한국공항은 부정기 항공운송사업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대한항공은 조만간 저가 항공사 설립을 위한 항공기 도입과 인력 충원 규모 등을 결정한 뒤 건설교통부에 우선 국내선 운항 인허가부터 낼 예정이다.
국내선 운항 허가가 난 뒤 2-3년 뒤에야 국제선 취항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의 국제선 취항 시점은 2012년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가 도입 검토 중인 기종은 B737급의 중소형 제트기며 국내선 외에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중.단거리 국제선까지 운항해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 대한항공과 저가항공사 역할분담은 = 대한항공은 기존의 프리미엄 서비스로 고급 상용수요를 맡고 신설되는 저가 항공사는 관광노선을 담당하는게 전략의 핵심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고급화 전략으로 글로벌 항공사를 지향해왔지만 최근 미국, 유럽에서 전체의 20%에 달하는 시장을 저가 항공사가 점유하고 있고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급속히 세를 불리고 있어 그대로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과거에는 항공사 설립이 엄격한 규제 대상이었지만 규제완화와 오픈스카이 정책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진 점도 대한항공이 고급과 저가 항공사를 동시에 운영하도록 결정하는데 힘이 됐다.
◇ 타 항공사에 미치는 영향은 =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 설립은 장기적으로 볼 때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는 우선 국내선 운항을 시작해 제주항공과 일부 노선에서 겹칠 수 밖에 없고 이후 국제선 취항시 아시아나항공의 텃밭인 중국, 일본을 집중 공략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가 향후 국제선 노선 배분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이 문제도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우리 또한 저가항공에 대해 내부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면서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가 생기려면 2-3년이 걸리니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측은 이번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 취항이 이율배반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오히려 제주항공의 국제선 조기 취항에 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제주항공 창설시 저가 항공이 절대 성공 못한다고 하더니 이제 장사가 될 듯하니 끼어들고 있다”면서 “마치 대형 할인점이 장사가 되는 구멍가게마저 먹겠다고 달려드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교롭게 제주항공 취항 1주년을 하루 앞두고 대한항공이 저가 항공사 설립을 발표해 웃긴다”면서 “이제 대한항공마저 저가 항공사를 만드는 판국이라 건교부에서도 더 이상 우리의 국제선 취항을 막기 힘들게됐다”고 덧붙였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