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싼 하숙집 없나요"

뉴타운 개발로 서민주택 줄어들고
방세도 크게 올라 지방학생은 '二重苦'
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중

주말인 8일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근처 주택가에서는 지친 얼굴로 돌아다니는 대학생들이 골목마다 눈에 띄었다.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하숙방을 구하려는 학생들이다. 중앙대 3학년 이모(여·23)씨는 "이틀째 온 동네를 돌아다녀도 예산에 맞는 방을 구할 수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뉴타운 개발 때문에 하숙방이 줄어서, 방세가 많이 올랐어요. 지난 학기까지는 월 36만원짜리 고시원에 살았는데 새로 방을 구하려니 어떤 방이건 최소한 월 10만원은 더 내야 할 것 같아요. 차라리 수원 집에서 통학해야 할지…."

입학 시즌을 앞두고 서울 시내 대학가에서 '하숙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지방 출신 학생들은 지난 학기보다 더 싼 방을 구하려 하지만, 하숙방 주인들은 "물가가 올랐다"며 방값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생활비를 줄여서 비싼 방값을 감당하거나, 방값이 덜 오른 동네를 찾아 학교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옮겨가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가에는 하숙집 구하기 전쟁이 시작됐다. 서울 흑석동 중앙대 인근 주택가 담벼락에 붙은 하숙집 안내 벽보를 아버지와 아들이 살펴보고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황모(여·24)씨는 "그동안 살던 원룸 전셋돈을 600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올려서 재계약했는데 부모님께 죄송해서 혼났다"며 "다른 친구들도 다들 '개강에 맞춰 올라와 보니 방값이 너무 올랐다'고 걱정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나준호(22)씨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35만원을 생각하고 부산에서 올라왔는데, 온종일 돌아다녀도 월세 40만~50만원 아래가 거의 없어 큰일"이라고 했다.
중앙대 건축학과 이모(여·22)씨는 "월세 35만원 안팎으론 방을 구할 수 없어 며칠째 발품만 팔고 있다"며 "사업이 어려워져 걱정이 많으신 아버지께 방값 올랐다는 얘기를 드리려니 입이 안 떨어진다"고 했다.
문제는 갈수록 '하숙 대란'이 심해질 거라는 전망이다. 서울시는 올해와 내년에만 서울 시내에서 서민주택 9만7460가구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4개 지구에서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서울시립대가 있는 전농·답십리 뉴타운, 중앙대가 있는 흑석 뉴타운 등은 이미 철거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가들이 사라지면서 학생들 주머니 사정에 맞는 하숙방과 자취방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화여대·연세대·서강대 등이 몰린 북아현동, 경희대와 한국외국어대가 있는 이문·휘경동도 3~4년 안에 개발이 시작되면 같은 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사회상의 변화도 하숙방 수요를 늘리는 원인 중 하나다.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김호철 교수는 "1990년대 이후 집이 서울이라도 원룸을 얻어 부모와 따로 살려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마다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대는 기존의 기숙사만으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학교 주변 아파트를 매입해 학생들에게 한달에 18만~20만원에 빌려주고 있다. 서울대는 이 같은 '아파트 기숙사'를 지난해 다섯 채에서 올해 열아홉 채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기숙사 수용인원이 400명인 중앙대도 작년 하반기부터 80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를 새로 짓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작년부터 학교 주변 흑석동 일대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주변 방값이 10% 이상 올라 학생들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시도 뉴타운 지역 대학들과 협의체를 만들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학가 하숙촌이 한꺼번에 철거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또 현재 개발계획을 수립 중인 이문·휘경 뉴타운에 원룸 300가구를 짓고, 흑석동과 북아현동 뉴타운에는 주인집에 딸려 있으나 생활공간이 분리된 부분 임대 아파트 2200여 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Posted by Takumi

2009/02/09 10:24 2009/02/09 10:24
Response
0 Trackbacks , 0 Comments
RSS :
http://ryoko13.maru.net/rss/response/1676

Trackback URL : http://ryoko13.maru.net/trackback/1676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143 : 144 : 145 : 146 : 147 : 148 : 149 : 150 : 151 : ... 1608 : Next »

블로그 이미지

Do my best whenever, wherever!

- Takumi

Notices

  1. PROFILE

Archives

Authors

  1. Takumi

Recent Trackbacks

Calendar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Site Stats

Total hits:
198681
Today:
160
Yesterday:
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