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흑인 제로, 데뷔곡 발매 5일만에 日차트 4위에
"고향 그리워 한 외할머니에 어릴때 부터 엔카 불러 드려"


 
'일본 엔카계(界)에 구로후네(黑船·검은 배)가 내습(來襲).'

외할머니가 일본인인 흑인 엔카 가수 한 사람이 일본 가요계에서 뜻밖의 돌풍을 일으키자 언론들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로후네'란 1853년 페리 제독이 끌고 와 일본 개국의 신호탄이 된 미국 함대를 지칭했던 말이니, 놀라움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돌풍의 주인공은 27살의 미국 흑인 청년 제로(JERO·사진·본명 제롬 화이트 주니어)다. 그는 최근 발매한 데뷔곡 '우미유키(海雪)'를 단숨에 오리콘 차트(일본의 대중음악 순위 차트) 4위에 올렸다. 솔로 가수의 데뷔곡이 발매 5일 만에 4위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엔카'란 한국 '트로트'처럼 일본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가요다. 가장 일본적인 영역에 미국 흑인이 진입한 것부터가 유례없는 일이다. 때문에 제로는 일본 가요계 등장 초기부터 화제였고, 인기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이 '화제의 가수'에게 일본 가요계의 거물 콤비가 곡을 주는 사전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우미유키' 작사가인 아키모토 야스시는 '엔카 여왕'인 미소라 히바리의 대표곡 '강물처럼'을 쓴 작사가이고, 작곡가 우자키 류도는 일본 '가요계의 전설' 야마구치 모모에의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인물이다. 게다가 제로는 고등학교 시절 일본어 웅변 대표로 일본을 방문했을 정도로 일본어가 능숙해 팬들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본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또 있다. 오랜 세월 이어진 일본인 외할머니와 제로의 특별한 스토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흑인 청년은 미국에서 살던 어린 시절부터 외할머니를 위해 엔카를 부르기 시작한 끝에 엔카 가수가 됐다는 것이다. 태평양전쟁 직후 일본에서 미군과 결혼한 외할머니는 미국으로 건너가 제로의 모친을 낳았다. 타향살이의 시름을 미소라 히바리의 엔카를 들으며 달래던 외할머니를 위해, 흑인 손자는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엔카를 불러줬다고 한다. 제로는 장차 엔카 가수가 되어 연말 'NHK 가요홍백전'에 나가겠다고 외할머니와 약속했다.

제로는 고향에서 피츠버그대를 졸업한 뒤 2003년 일본으로 건너와 본격적으로 엔카 세계에 도전했다. 외할머니가 2005년 세상을 떠난 이후, 그는 할머니와의 약속을 생각하며 한국의 '전국노래자랑'과 비슷한 프로그램인 NHK의 '노도지만' 등 각종 노래 경연대회에 출전해 경력과 명성을 쌓았다. 제로는 1982년부터 방송된 NHK의 '노도지만' 비디오도 전부 가지고 있다.

제로에게 큰 영향을 미친 외할머니는 세상 떠나기 직전, 외손자가 부른 엔카 녹음 테이프를 즐겨 들었다고 한다. 제로가 외할머니와의 약속대로 출연하려고 꿈꾸고 있는 'NHK 가요홍백전'은 일본 가수들의 '꿈의 무대'다. 한국 가수로는 조용필, 김연자, 계은숙, 보아 등이 이 무대에 선 일이 있다.

Posted by Takumi

2008/03/24 09:58 2008/03/24 09:58
Response
0 Trackbacks , 0 Comments
RSS :
http://ryoko13.maru.net/rss/response/835

Trackback URL : http://ryoko13.maru.net/trackback/835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912 : 913 : 914 : 915 : 916 : 917 : 918 : 919 : 920 : ... 1614 : Next »

블로그 이미지

Do my best whenever, wherever!

- Takumi

Notices

  1. PROFILE

Archives

Authors

  1. Takumi

Recent Trackbacks

Calendar

«   2012/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215124
Today:
36
Yesterday: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