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인건비·임대료 고려 지역별 가격 차등제 확산
도쿄 번화가인 롯폰기(六本木)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파는 ‘빅맥 세트’의 가격은 640엔(5000원). 그러나 동해(東海)에 인접한 돗토리(鳥取)현 맥도날드 가게의 빅맥 세트는 560엔(4370원)이다.
일본에서 새로운 가격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똑같은 상품이라도 잘사는 지역에선 비싸게, 못사는 지역에선 싸게 파는 ‘지역별 차등 가격’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맥도날드 담당 부서측은 “같은 상품이라도 지역별로 가격이 다르다”고 답했다. 원래는 가격이 똑같았지만, 지난 8월 가격을 올리면서 주민 소득·인건비·임대료 등을 감안해 가격을 지역마다 5단계로 달리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도쿄 인근 지바(千葉)현의 빅맥 세트는 620엔(4840원), 군마(群馬)현은 590엔(4600원), 규슈 지역의 구마모토(熊本)현은 580엔(4530원)이다. 돗토리·시마네(島根)·야마가타(山形)현 등 5개 지역은 오히려 전보다 가격을 내렸다. 전 세계적으로 식(食)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은 예외가 된 것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지역별 소득(2004년 기준)을 보면, 도쿄(1인당 456만엔·3560만원)는 전국 1위, 돗토리(237만엔·1850만원)는 하위권인 37위였다. 또 인건비도 도쿄의 파트타임 시간급은 1100엔(8600원), 돗토리는 700엔(5500원) 수준에서 실제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상품이라는 이유로 같은 가격을 받으면, 지방 주민들이 임대료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대도시의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꼴이 된다. 결과적으로 ‘소득 역류(逆流)’가 일어나는 것이다. 1990년대 일본의 ‘가격 파괴’ 현상이 당시 불황을 반영했다면 지역별 차등 가격은 지역 격차가 낳은 경제 논리를 반영한 것이다.
맥도날드와 함께 가격파괴를 주도한 규동(쇠고기 덮밥)체인 요시노야(吉野家)도 지난 11일 맥도날드 방식의 ‘지역별 가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편의점 유통업체인 로손도 이날 도시와 지방의 상품 가격을 달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지역별 가격’은 1990년대 가격파괴에 이은 일본의 새로운 가격 질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