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에 긴급 전세기… 승객 5000명에 비상연락
소식 전해들은 외국항공사들도 뒤늦게 몰려들어

"소문내지 말고 은밀히 파타야의 우타파오 공항으로 집결하십시오. 오늘 밤 파타야의 우타파오 공항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항공기가 뜹니다."

태국 방콕의 스완나품 국제공항이 시위대에 점거당한 이후 방콕 시내 호텔을 전전하던 한국인 관광객들은 지난달 27일 가이드(안내원)로부터 긴급 연락을 받았다. 시위대의 공항 점거 사태로 이틀째 스완나품 국제공항을 통한 출국이 봉쇄돼 있을 때였다.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한국 항공사였다. 관광지로 소문난 파타야의 우타파오 공항에 전세기를 띄운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이 긴급회의를 열어 '우타파오 수송작전'을 직접 지시했고, 아시아나항공도 종합대책회의를 열어 각각 특별기를 우타파오에 보냈다.

각국 관광객 수만 명이 발이 묶인 상태여서 두 항공사는 한국인 관광객을 빼내기 위해 여행사 가이드들을 통해 은밀하게 '사발통문'을 돌렸다. 방콕에서 파타야까지는 승용차로 2시간 거리. 그날 오후 한국인 관광객들이 일행들끼리 조를 짜서 은밀하게 차량을 수배해 파타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날 밤 가장 먼저 연락이 닿은 한국관광객들이 우타파오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수속창구만 마련돼 있었다. 지난달 27일 밤 시작된 한국인 관광객 5000명의 태국 탈출 서막이었다.

한국 항공사가 '007작전'처럼 수행한 '우타파오 탈출 루트'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튿날 금세 외국 항공사로 소문이 퍼졌다. 정용식 대한항공 방콕공항소장은 "타이항공과 캐세이퍼시픽, ANA항공 등 다른 외국항공사들이 우타파오 공항으로 승객들을 불러모으는 바람에, 29일에는 48편의 운항신청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고 말했다.

덕분에 평소 하루 10편 정도 운항하는 우타파오 공항의 수속창구 4개를 각국 항공사들이 번갈아 가며 사용해야 했고, 2대의 보안 검색대는 1대가 고장나는 바람에 1대만으로 승객들을 통과시켜야 했다.

박성남 아시아나 방콕지점장은 "200명 정도가 대기할 수 있는 탑승구 주변엔 2000여 명이 몰려들어 숨쉬기도 힘들었다"며 "보안검색대를 거쳐 탑승구에 이르는 데만 5~6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에 공항 광장에 임시 탑승권 발매창구를 만들어 티켓을 나눠 주기도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발 빠른 대처로 두 항공사를 이용한 승객 3000여 명은 지난 일주일 동안 하루 정도 지연되는 정도로 일찍 귀국할 수 있었다. 다른 외국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들은 예정보다 3~4일 정도 늦게 한국에 돌아왔다.

태국 방콕공항공사는 지난 2일 밤 시위대가 스완나품 국제공항에서 물러남에 따라, 5일 오전 11시(현지시각)부터 항공기들이 정상적으로 운항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Posted by Takumi

2008/12/05 10:02 2008/12/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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