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에서 ‘보물단지’로?

10년 넘게 LG전자의 속을 썩이던 미국 자회사 제니스(Zenith)가 이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니스는 1995년 LG전자가 미국·캐나다 등 북미(北美) 시장 공략을 위해 당시 5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미국의 유명 TV업체. 하지만 제니스는 이후 LG전자 내부에서 ‘골칫거리’가 됐다. 애초 기대와는 달리 TV 시장에서 일본 기업에 밀리며 매년 엄청난 적자만 반복했기 때문.

그러나 요즘엔 상황이 달라졌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20일 “최근 디지털TV 특수(特需)에 힘입어 제니스가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제니스가 북미(北美)식 디지털TV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VSB’라는 원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TV업체들은 이런 디지털TV를 만들 때마다 기술 사용 대가로 1대당 5달러씩을 제니스측에 내야 한다.

마침 북미에선 미국 정부의 2009년 디지털 방송 의무 전환 방침 등과 맞물려 디지털TV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하는 상태. 이로 인해 제니스는 추가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지난해 약 2500만달러, 올해 약 5000만달러의 관련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3~4년 전만 해도 거의 생기지 않던 돈이 대규모로 들어오고 있다”며 “애물단지였던 제니스가 보물단지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내년 북미 디지털TV 시장은 올해보다 30%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돼, 제니스의 상승세도 당분간 계속되리란 전망이다. 이런 실적 호조는, 지분법에 따라 모(母)회사인 LG전자 실적 개선에도 소폭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익도 이익이지만, 원천기술로 인해 LG전자 TV의 브랜드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Posted by Takumi

2007/11/21 18:06 2007/11/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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