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국적 150여개 性·인종 등 구분없어 회사 지원도 ‘파격적’
“다양한 생각이 모이니 새 투자법 튀어나와…”
1인당 평균 연봉이 5억 7000만원. 입사하려면 면접관 30여명 전원의 OK 사인이 필요.
월스트리트의 인재 사관학교로 불리는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이야기다.
경쟁사들은 골드만삭스 브랜드가 붙은 인재를 빼가기 위해, 더 높은 연봉과 직급을 제시하며 사활을 건 구애 작전을 펼친다. 하지만 이 같은 집중 포화 속에서도 골드만삭스는 지금까지 이직률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비결은 뭘까.
“골드만삭스는 직원들에게 보상 이상의 것을 제공해요. 직원들을 최고의 자산으로 여기며, 가장 유능한 인재들을 채용해 그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죠.”
◆근무 환경, 직원에 맞춤 서비스 제공하라
모이어 대표가 임신 중이었을 때 일이다. 철저히 성과로 평가 받는 정글 같은 투자은행(IB)에서 임신한 상태로 근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이었을까.
“내 담당 의사도 ‘그 직장 무척 터프 할 것 같은데, 당장 때려치우는 게 어떠냐’고 권유하더군요.”
그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오해죠. 우리 회사는 그렇지 않아요. 저는 요즘 사무실 대신 거실 소파에서 파자마 입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일할 때가 많아요. 컴퓨터와 블랙베리(BlackBerry무선인터넷과 이메일, 사무용 소프트웨어가 모두 가능한 휴대전화·PDA)가 있는 21세기인데, 어디서 일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이어 그는 “능력 있는 여성들이 임신한 뒤 직장을 그만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모두 회사의 책임이며 손해”라며 “골드만삭스는 다양성을 필수적 가치로 인식해, 직원 한 명 한 명의 다른 상황과 요구를 포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직원 한 명 한 명이 회사에 소중한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하는 수단이 바로 다양성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내에는 ‘여성 위원회’뿐 아니라 ‘아시아인 위원회’ ‘게이&레즈비언 위원회’ 등 직원들 머리 숫자와 취향만큼 다양한 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출근 시간, 근무 장소, 휴가 쓰는 방법 등 아주 사소한 일들에 대해 논의한다. 또 임신한 동료를 위해 전 직원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이라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휴가를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육아휴직 기간이 4개월이라면, 3개월을 한꺼번에 쓰고 나머지 1개월은 1년에 걸쳐 언제든지 쪼개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회사의 자본보다 다도 더 중요한 건, 직원들이 ‘여기가 정말 내가 속한 곳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쓰는 마음입니다.”
◆남녀종교국적문화가 다를 수록 좋다
현재 골드만삭스는 106개 언어를 구사하는 150여개 국적 출신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 직원들 중 51%가 여성이며 한국 임원급에서는 4분의 1을 차지한다. 모이어 대표는 “최고의 인재들은 남녀, 인종, 종교, 성적 취향에 상관없이 나오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던지 좇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고의 인력을 발굴하기 위해서 여러 나라, 다양한 문화의 직원을 채용하려고 노력하는데, 재향군인회, 여자 대학, 소수인종이 많은 대학 등은 모두 골드만삭스의 인재 채용 창구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왜 이렇게 다양한 국적, 문화, 성을 강조하는 것일까. 모이어 대표는 “다양성은 선택이 아닌 우리를 규정하는 생존과 번영의 필수항목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 10명 모아봤자, 비슷한 생각밖에 나올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10명이 머리를 맞대면, 고객을 위한 창의적 생각과 최선의 해답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인들은 단일 민족이라 다양성을 추구할 수 없다고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다양한 학교, 지역, 성격, 종교 등을 배합시키면 그 또한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로 8년 연속으로, 인력전문회사인 볼트(Vault)가 집계하는 ‘가장 들어가고 싶은 직장’ 투자은행 부문 1위에 랭킹돼 있다.
◆다양성 경영=성(性), 종교, 국적, 문화 등 배경이 다양한 인재들을 채용한 뒤, 이들의 아주 사적인 문제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줌으로써 사기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경영 방법.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