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노르웨이 선사로부터 계약액의 58%
‘돈 되는 배만 수주한다. 대금도 원하는 통화로 받는다!’
배 지을 공간이 없어 수주를 늦출 만큼 초호황을 맞고 있는 조선(造船)업계가 고(高) 부가가치선 선별 수주에 이어, 이번에는 배 값을 원화로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6일 노르웨이 선사(船社)로부터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설비) 1기를 100% 원화 결제 조건으로 수주하는 등 1만2000TEU급(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만2000개를 실을 수 있는 크기)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총 13억달러(약 1조2210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에도 노르웨이 선주사로부터 선가(船價)의 58%를 원화로 받는 다중통화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지난달에는 여객선 2척을 유로화 결제 조건으로 계약하기도 했지만 전액 원화계약은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해 왔던 삼성중공업은 환헤징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고, 국내 환율시장 안정에도 도움을 주게 됐다.
달러화로 체결하는 국제 선박건조 계약 관례를 깰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조선소들의 경쟁력이 그만큼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좀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한국에서 배를 지으려는 선주들의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달리다 보니 수주 협상에서 한국 조선소들이 유리한 입장에 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들은 다중 통화 계약뿐 아니라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받는 조건도 까다롭고 엄격하게 하고 있지만 선주사들은 대부분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의 한 임원은 “중국 조선소나 중소 조선소들은 계약금으로는 선가의 10~15%를 받는 경우도 많지만 빅3는 계약금 20%로 시작해 20%씩 5단계에 걸쳐 대금을 받는 게 관례가 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선박 수주 가격은 최근 3~4년 사이에 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요즘 수주되는 선박이 완성되는 시점인 2~3년 후 배 값이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조선소들은 이에 미리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