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5월 12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국제회의장. 무대에 올라간 광주 숭일고 2학년 김소라(17)양이 ‘김치 주제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심사위원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소라는 유창한 영어발음으로 ‘김치’와 ‘기무치(Kimuchi)’의 차이를 설명했다. 발표가 끝나고 객석으로 돌아오는 소라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됐다!”라는 느낌 때문에.

이날 소라는 ‘제11회 대한민국 학생 영어 말하기 대회(세계예능교류협회 주관)’에서 고등부 최고상을 탔다.

소라는 광주 토박이다. 해외는커녕 서울에 산 적도 없다.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운 경험도 없다. 원고에서 제스처까지, 이번 영어말하기 대회도 혼자 준비했다. 학교 영어선생님이 원고첨삭과 태도 교정을 조금 해줬을 뿐이다. 그런 소라가 최고상을 수상하고 ‘미국방문 한국학생 대표 단원’에 선발돼 오는 8월, 8박9일로 미국에 간다.






대회 준비 과정

소라가 준비한 원고 제목은 ‘위험에 처한 김치를 위해 앰뷸런스를 불러주시겠어요?’이다. 김치가 ‘기무치(Kimuchi)’보다 좋은 이유를 설명하는 글이었다. 소라는 먼저 야후 영문사이트에서 관련 글을 찾았다. “영어로 찾는 게 한글로 찾는 것보다 원고 작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다. 찾은 글을 토대로 소라는 영어로 발표문을 작성했다. ‘발효’처럼 어려운 말은 일단 한글로 쓴 뒤 나중에 사전을 참고해 바꿨다.

대회 일주일 전부터는 발음 연습에 들어갔다. MP3로 녹음해 등하굣길에 틈틈이 들었고, 주위가 조용한 자율학습 시간엔 원고를 보며 속으로 외웠다. ‘compromising’ ‘nutritional’처럼 발음이 헷갈리는 단어는 전자사전 발음을 참고했다. 친구들 앞에서 연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Kimchi’와 ‘Kimuchi’가 잘 분간이 안 된다는 지적이 있자 소라는 발음을 고쳐 다시 녹음했다. 소라는 “발음 틀릴 때마다 녹음을 다시 한 게 10번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어 배우며 영어에 눈떠

소라가 처음 영어에 눈뜬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일본어를 배우면서부터다. 당시 소라가 다니던 광주 문정초등학교는 일본 후쿠오카현 세타카초 소학교와 자매결연을 해 학생들을 일본 학생들과 짝을 지어줬다. 소라는 일본인 친구들과 한마디라도 나누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했다. 중학교 땐 중국학교와 결연을 해, 소라는 중국어를 배웠다.

일본어·영어·중국어를 같이 배우면서 일본어는 우리말과, 중국어는 영어와 어순이 비슷하단 걸 알고 소라는 ‘우리말과 영어만 확실히 배우면 다른 나라 언어는 쉽게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소라는 영어 공부에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아침을 영어와 함께

중학교에 올라간 소라는 오전 7시에 일어나자마자 CNN을 봤다. 집을 나서는 8시까지 소라는 등교 준비를 하면서 귀로는 CNN을 들었다. 처음엔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한 달이 지나니까 학교에서 배웠던 단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해외 뉴스가 나올 때면, 국내 뉴스와 비교하며 같은 내용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익혔다. 소라는 “3년을 그렇게 하니 화면을 보지 않아도 뉴스의 70%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자 CNN을 볼 여유가 없어진 소라는 등·하교 시간마다 라디오방송 ‘굿모닝 팝스’를 듣거나 MP3로 녹음한 영어듣기 파일을 들었다. 영어듣기 파일 같은 경우, 여러 개를 듣기보단 하나를 반복해서 들었다. 소라는 “등·하굣길 합치면 총 1시간20분인데, 요즘 듣는 해커스 토플 LC(Listening Course)는 첫 부분을 거의 외운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필수

소라는 “영어 실력만으로는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상을 타기 힘들다”고 했다. “자신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그런 소라도 대회 직전엔 자신감이 부족했다. ‘아, 내 실력이 외고 애들보다 낮겠지’란 생각 때문이었다. 실제로 대회장에 가 보니 외국서 살다 온 학생도 있고, 모두 발음이 좋아 소라는 ‘자신이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고등학교 김진만 영어선생님이 “혹시 아니? 미국 갈 수도 있지. 소라가 반기문이 될 수도 있어”라며 사기를 북돋아주자 소라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미래에 각국의 대표들 앞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연설할 모습을 생각하니 오히려 발표하는 순간이 즐거웠다. 소라는 “자신감이야말로 수상의 원동력”이라며 “말할 때 앞에 친구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유엔총회에서 내가 각국의 대표들 앞에서 연설을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참 대단한 학생이다...어학공부를함에 있어서 많이 참고해야겠다...

Posted by Takumi

2007/06/04 10:33 2007/06/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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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훈 한양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 ▲이익훈 한양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 최근 미국교육평가원(ETS)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토플 점수가 iBT 72점(만점 120)으로 전세계 137개국 중 111위였다. 특히 이번에 처음 실시된 말하기(Speaking) 부분은 17점(만점 30)으로, 일본(15점), 이탈리아(16점), 카타르(16점)에 이어 꼴찌에서 4번째다. 연간 영어 사교육비로만 15조원 투입, 영어 배우기 열기 ‘세계최고’, 한데 실력은 ‘바닥권’. 바로 오늘의 한국 영어 현주소이다.

    유럽인에 비해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기 어려운 구조인 것은 맞다. 그러나 요즘 일정 수준의 영어 실력은 ‘생존’ 그 자체다. 영어 잘하는 비결은 ‘영어의 필요성 절감’이 첫째고, ‘실천’이 열매를 맺어준다. 어느 것이나 그렇듯, 영어실력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한치의 오차 없이 늘게 되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식사하고 잠자야 한다. 영어 공부도 그 ‘절박’한 것만큼 하면 된다. 그래서 영어는 ‘누구나 할 수 있고, 하면 된다’는 진리가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 작심삼일이다. 바쁘고, 어렵고, 나이 탓 등으로 자신의 나태함을 정당화시킨다. 특히 바쁘다는 사람들을 보면, 아무리 바빠도 만날 사람은 다 만나고, 갈 곳도 다 가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러면서 유독 영어공부만 게을리 한다. 영어공부는 시간이 나면 한가롭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정말로 없을 때 쪼개서 공부할 때 효과는 극대화된다. 교재는 자신 주변에 먼지만 쌓여 있는 책과 테이프, 아니면 관심있는 분야의 책이면 된다. 방법은 이미 알려져 있으니 자기 수준에 맞추기만 하자. 문제는 시작이다.

    영어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절감’하는 사람만 당장 실천하면 된다. 실천은 때로 정말 피 말릴 정도로 힘들지만, 또한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보람’이기도 하다.

    Posted by Takumi

    2007/05/29 09:12 2007/05/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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