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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3 원자재값 폭등… 기업들이 신음한다 by Takumi
철근·시멘트값 급등… 건설업계 아우성
유화·조선·자동차 업계도 수익성 악화
납품가 못올리는 中企, 갈수록 피해 확산

주택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또 하나의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철근 확보 전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철근값은 겨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상승세가 주춤했다가 올 연초 3개월 연속 오르는 폭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그나마 물량 확보도 쉽지 않아 공사 중단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W건설의 한 임원은 "철근·시멘트·모래·PVC까지 줄줄이 오르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원자재난에 기업들이 신음하고 있다. 가뜩이나 고유가로 어려운 상황에서 연초부터 철광석·유연탄·구리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유화업종 등은 직격탄을 맞고 있고, 자동차·조선·기계 등 수출 주력업종도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곡물 가격 폭등으로 생필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는 것도 부담이다. 생필품 가격 인상은 곧바로 임금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병욱 전경련 상무는 "단기적으로 관세를 인하해 '원자재 쇼크'를 완충하는 방안이 가능하겠지만, 결국 기업이 원가 절감을 통해 원자재값 상승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 경제의 체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상승 직격탄 맞은 건설·유화업계

건설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철근 가격은 올 들어 매달 오르면서 3개월 만에 25.8%나 가격이 뛰었다. 지난해 초에 대비하면 50% 이상 올랐다. 건설업계의 연간 철근 사용량이 1160만t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서만 벌써 2조원 가까운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시멘트 가격 역시 중국·호주의 자연재해로 원료인 유연탄 수출이 중단되면서 가격이 11.3%(5만3000원→5만9000원)나 뛰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인 상황에서 오른 원자재 가격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건설 성수기로 접어드는 다음달에는 업계에 원자재 확보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화업계 상황도 악화일로다.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이 최근 t당 900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초 대비 70%나 올랐다. 나프타에서 분해돼 나오는 에틸렌 등 다른 원료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며 "아직은 버티고 있지만 수익률 악화가 계속되면 가동률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소비제품을 만드는 곳은 더 힘들다. 비닐류를 생산하는 A기업의 자금담당 이사는 "원료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선 등 주력업종 경쟁력 약화 불가피

조선·자동차·기계 등 주력업종도 원자재 쇼크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올해 65%나 오르면서 자동차용강판·후판 등 주 원료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용으로 쓰이는 냉연강판 가격은 연초 t당 59만5000원에서 66만원으로 6만5000원 올랐다. 철광석 가격 인상분이 본격 반영되는 오는 4월에도 또 한 차례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애널리스트는 "올해 철강가격 인상으로 인해 현대기아차는 3000억원 정도의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용 후판 가격도 급등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선가(船價)가 상승세여서 원자재 값 상승분을 전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면 수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납품가 인상 어려운 중소기업은 '이중고'

중소기업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납품업체에 전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경북의 A회사는 지난해 연말부터 한 달에 1000만원가량 적자가 쌓이고 있다. 고철 값이 올라 주력제품인 브레이크 디스크의 가격을 ㎏당 250원 정도 인상해야 하지만, 지난해 원청업체가 올려준 납품가는 60원에 그쳤다. 이 회사 박모(42) 사장은 "원청업체에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거래선 바꾸겠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선박용 엔진부품 생산업체인 경남 창원의 D회사도 납품업체의 원가절감 요구에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납품가 인상 얘기는 아예 꺼내지도 못했다고 한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원자재 값 상승을 제품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올 연말부터 문을 닫는 중소업체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Takumi

2008/03/03 08:36 2008/03/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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