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가격혁명'선언… 자체 브랜드 출시 첫 날
고추장·즉석밥도 1등 제품 판매량 앞질러
다른 유통업체도 긴장… 가격 경쟁 본격화
신세계 이마트가 18일부터 ‘가격혁명’을 내걸고 ‘자체 브랜드(PL·Private Label)’ 3000여 품목을 새롭게 내놓자 소비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첫날인 18일 서울 용산역 이마트 식품매장. ‘새로운 브랜드 탄생’을 알리는 포스터와 함께 이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은 매장 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배치돼 있었다.
라면 코너에서는 이마트 ‘맛으로 승부하는 라면’과 신(辛)라면과의 대결이 진행됐다. 하광옥 이마트 상품본부장은 “자체 브랜드 제조원인 삼양식품은 원래 매운 라면을 만들지 않는데, 우리가 신라면을 의식해서 매운 맛 라면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생수 코너. 역시 이마트 브랜드를 단 봉평샘물·오대산 얼음샘물과 기존 베스트 셀러 제주 삼다수 간 대결 국면이었다. 봉평·얼음골샘물 2ℓ짜리가 각각 470원인 데 반해 제주 삼다수는 830원. 이곳 판매원은 “이미 매장에 깔린 봉평샘물의 경우 기존 제주 삼다수 판매량을 앞질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가(假)집계를 내보니 이마트 콜라는 코카콜라를, 이마트 사이다는 칠성사이다를 판매량에서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브랜드 관리팀 정세원 과장은 “첫날 결과지만 이마트 브랜드를 단 콜라·사이다·고추장·즉석밥 제품이 기존 점유율 1위 제품의 판매량을 앞섰다”고 말했다. 이마트 라면은 신라면 판매량의 절반 정도였다.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는 더욱 확대될 듯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정책으로 홈플러스·롯데마트도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홈플러스측은 “현재 전체 20% 수준인 자체 브랜드 매출 비중을 오는 2012년까지 30~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현재 15% 비중이지만 2010년까지 20%까지 올린다는 마스터플랜을 세워놓고 있다.
유(乳)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를 필두로 유통업체의 가격 인하정책이 강해지면 일부 제조업체에서는 마진 저하로 반발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품목별 점유율 1위 업체들은 긴장하는 눈치다. 라면과 생수의 농심, 커피믹스의 동서식품, CJ의 햇반 등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은 경쟁 업체에 비해 가격을 높게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 마트 자체 브랜드를 주문 생산하는 중견 제조회사 중에는 “오히려 기회”라는 반응도 있다. 쌀과자와 오대산 얼음 샘물을 이마트 브랜드로 생산하는 기린 이용수 사장은 “대형 마트 PL로 들어가면 마케팅 및 영업비용, 매장관리비가 따로 들지 않아 소비자가격은 낮아져도 매출이 늘어 이익은 더 크게 남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소비자 이익이 생기는 방향으로 가야
이마트의 공세적인 PL정책이 성공하려면 품질이 좋아야 한다. 매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과거 대형 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의 경우 가격은 낮았지만 품질에서 만족을 못했다”며 “새로 나왔다고 하니까 일단 사용해보고 추가 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장기적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설도원 홈플러스 상무는 “선진국에서는 유통업체가 소비자 구미에 맞는 상품을 기획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 상품이 확산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제조업체와 갈등이 일어날 수 있지만 소비자 이익이란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