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필리핀 수빅에 조선소 건설중
STX·대우조선도 中·루마니아에 증설
부산 영도의 비좁은 조선소 때문에 큰 배 수주에 애로를 겪던 한진중공업이 최근 독일 해운사인 NSC로부터 1만2800TEU급(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1만2800개 실을 수 있음)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12억70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컨테이너선은 지금까지 발주된 컨테이너선 중 최대 규모로, 길이 365.6m, 폭 48.4m, 깊이 29.8m이다.
한진중공업이 이렇게 큰 배를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작년 5월 착공해 건설 중인 필리핀 수빅만의 조선소 덕분이다. 수빅조선소는 영도조선소의 10배에 가까운 70만 평 부지에 초대형 독(dock)과 크레인 등을 갖춘 종합조선소다. 내년 하반기 독이 완공될 예정이지만 다음 달 초 처음으로 선박의 몸체 중 일부인 대형 블록을 생산하게 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8일에도 인도 및 터키 선주로부터 케이프사이즈급(약 15만t 규모) 벌크선(일반화물선) 3척을 2억4000만 달러에, 이달 초에는 프랑스 해운사인 CMA-CGM사로부터 36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6억9000만 달러에 각각 수주했다. 이달 들어서만 모두 22억 달러 상당의 선박 21척을 수빅조선소 건조 물량으로 수주한 셈이다. 수빅조선소는 착공 전인 작년 초부터 수주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수주잔량이 35척, 30억 달러에 달한다.
한진중공업 측은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완공되면 건조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초대형 컨테이너선 같은 고(高)부가가치선을 만들 수 있게 돼 수익성도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생산 핵심부가 부산에서 필리핀으로 이전된 셈이다.
한진중공업뿐 아니라 국내 유력 조선소의 해외 생산도 확대 일로다. STX조선이 지난 3월 중국 다롄(大連)에 총 100만 평 규모의 조선소와 블록공장 건립에 착공했고, 5만8000DWT(재화중량총톤수) 벌크선 21척과 6700대 규모의 자동차운반선 4척 등 총 25척을 11억 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1997년 루마니아 정부와 합작으로 건설한 대우망갈리아조선소의 수주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중국에 선박의 일부를 만드는 블록공장도 경쟁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조선협회 관계자는 “조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관 산업 파급효과와 고용효과가 큰 조선산업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우려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키워드… 선박 블록(block) 공장
벽돌을 쌓아 건물을 짓듯, 거대한 선박도 토막토막으로 나눠진 블록(block)들을 육상에서 만들고, 이들을 독(dock)으로 옮겨 용접함으로써 완성된다. 블록을 만드는 육상의 공장이 블록공장이다. 개별 블록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추세여서, 3~5개의 거대한 블록을 연결해 배 한 척을 만들기도 해, 블록공장은 사실상 준(準) 조선소 역할을 하게 됐다.
Posted by Takumi